8월 중순 CJ그룹이 뚜레쥬르 매각을 결정했다.
CJ 뚜레쥬르 매각 주관사로 딜로이트 안진을 선정하면서 국내외 사모펀드 등에 투자 안내문을 보냈는데.
CJ 가 뚜레쥬르 매각 후 마련한 돈을 어떻게 쓸건지. 여러 생각을 이야기해보자.
뚜레쥬르가 지금까지 성장해온 길
국내 1988년 6월 한국형 베이커리를 표방하며 파리바게트 광화문 점이 오픈.
그렇게 한국 베이커리 시장은 시작된다.
당시 1990년대는 크라운 베이커리 ㅡ 파리바게트 양대산맥으로 시장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를 주도했던 크라운 베이커리는
IMF 후유증으로 흔들리던 모기업 크라운제과가 무너져감에 따라 투자 타이밍을 놓친다.
때마침 파리바게트(모기업 SPC)나 뚜레쥬르(모기업 CJ)가 적극적인 투자와, 메뉴 개발, 마케팅으로 엄청난 투자 등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2000년대 이후 크라운베이커리는 시들시들하다 결국 2013년 폐업결정하며 시장에서 퇴장하게 된다.
(지금 나이가 좀 있다 싶은 20대 후반은 크라운베이커리 한번씩 다 들어봤을듯)
언제나 그렇듯 기업이 1가지 길로 커지기엔 한계가 있다.
CJ는 제일제당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
CJ 제일제당 총괄을 외삼촌 손경식 회장에 맡긴 후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남매가 새로운 산업으로 뛰어든다.
그들이 새롭게 뛰어든 사업이 바로 외식과 영화 산업.
이후 외식은 CJ푸드빌이 되고
영화산업은 CJ E&M이 된다.
1994년 8월 제일제당이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과 제휴해서 강남 논현점을 1호 런칭하며
외식사업에 뛰어들었음을 알렸다.
좋은 반응을 인지하고 CJ는 베이커리와 패밀리 레스토랑을 주력으로 결정.
3년뒤 정식으로 브랜드를 런칭한다.
1997년 9월 뚜레쥬르, 빕스 런칭
1998년 프렌차이즈(가맹점) 시작
뚜레쥬르는 구리 교문점,
빕스는 등촌점을 1호점으로 런칭했다.
뚜레쥬르는 이름처럼 (프랑스어 : 매일매일)
일반 공장에서 양산하는 베이커리들과 달리 하루 3번 매장에 갓 구운 신선한 빵을 공급하며
부유한 사람들, 젊은 주부들에게 입소문으로 퍼지며 인기를 끈다.
하지만...
뚜레쥬르가 런칭한지 2달만에 1997년 11월 IMF가 터진다.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빚더미에 오르며
실업자와 노숙자들이 길거리에 즐비한 상황에서
고가의 뚜레쥬르 빵이 소비될리가 없었다.
IMF가 오면서 집밥 외엔 잘 먹지도 않을 뿐더러
뭔가 먹는다면 동네 시장이나 동네 빵집에 저가 음식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IMF덕에 모든 외식 산업 매출이 폭락한다.
하지만 IMF에서 회복해나가면서
외식 암흑기를 버텨낸 브랜드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된다.
사람들이 다시 소비를 시작했기 때문
(뭐든 존버만이 답인듯)
한국 베이커리 시장 점유율 1등은 파리바게트로
5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CJ의 뚜레쥬르 시장점유율은 14~15%에서 정체되어있다.
왜? 파리바게트는 뚜레쥬르보다 9년이나 먼저 런칭했고
베이커리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놓은 상태에서 IMF를 겪었으니
IMF에서 회복해서 돌아와도 사람들에게 인지도는 여전.
반면 런칭한지 얼마 안되어서 IMF를 겪었던 뚜레쥬르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뚜레쥬르가 인지도를 쌓기엔 파리바게트보다 한참 역부족인셈이다.
그와중
천안, 충남권에는 정말 유명한 뚜쥬루라는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다.
1992년 상표권 등록까지 마치고 활발히 활동하는 뚜쥬루는
뚜레쥬르가 97년 런칭하면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진행.
1심에서 뚜쥬루가 이긴다.
결국 CJ와 뚜쥬루는 상표권 관련 협상을 통해
2007년 3월 이후 천안 아산지역 내 신규 출점을 안하는 조건의 신사협정까지 맺으며 협의한다.
뚜레쥬르는 IMF를 버텨내고, 상표권 소송도 붙으며 국내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2000년대 이후 성장은 크게 했으나 한국 베이커리 시장에선 파리바게트가 압도적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도저히 뺏어먹을 방도가 안보였다.
그래서 CJ는 해외로 눈을 도린다.
2004년 미국을 시점으로 2005년 중국으로 진출한다.
특히 중국 베이커리 시장에 뚜레쥬르는 본격적인 투자를 한다.
2006년 뚜레쥬르에서 한, 중, 일 통합 광고 모델로 당시 최고 전성기를 찍고 있던 조인성을 기용.
1년짜리 계약으로 뚜레쥬르는 조인성을 기용했는데
이게 대박이 터진다.
결국 연장 연장으로 2009년까지 조인성을 뚜레쥬르 모델로 쓴다.
구혜선과 커플로 TV광고를 시리즈물로 방영하면서
(마케팅도 좋았다, 그시절에 시리즈물 광고라니)
10~30대 여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데 성공한다.
뚜레쥬르는 조인성 마케팅 덕으로
2007년 매출, 2009년 매출이 거의 1500억가까이 뛴다.
2010년 뚜레쥬르 모델이 바뀌자 증가세가 좀...
하지만 여전히 파리바게트의 압도적인 매출은 이길 수가 없다.
조인성 마케팅의 꿀을 제대로 빨고
이게 진짜 효과 있구나를 체감한 뚜레쥬르.
다음 모델로 공들여 섭외한 광고 모델은 바로
조인성 마케팅만큼의 효과는 없었지만 그래도 매출은 증가하고 있었다.
당시 인지도가 그렇게 많지 않던 김수현과 원빈이 함께
광고 모델로 쓰이던 도중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가 대박터지면서
김수현의 인지도는 급상승한다.
김수현? 누구? 하다가 별그대가 대박나면서
김수현 효과를 뚜레쥬르는 제대로 느낀다.
중국에서 엄청난 사업확장을 일궈내는 뚜레쥬르.
이후 소녀시대 윤아를 뚜레쥬르 광고 모델로 기용한다.
뭐...그렇다.
근데 왜 CJ는 뚜레쥬르 매각을 진행하나?
그래도 지난 23년간 뚜레쥬르는 파리바게트와 함께 국내 베이커리사 1, 2등을 차지하고 있었다.
근데 왜 CJ는 뚜레쥬르 매각을 실행한건가?
2015년 이후 뚜레쥬르의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
한국 베이커리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2010년 조인성이나 원빈 등의 광고로 최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릴대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더이상의 성장은 하기 어려운 상태. 더디게 성장은 하고 있으나 과열되는 베이커리 시장이 압박을 해온다.
과거 IMF를 버텨내면서 지갑에 여유가 좀 생긴 사람들은
알려져있는 파리바게트 ㅡ 뚜레쥬르로 갈렸으나
이젠 프랜차이즈보다 예쁜 수제빵집, 디저트 카페 혹은
빵이 먹고싶다면 저렴하고 가성비 있는 대형마트 베이커리, 해외에서 들어온 베이커리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런 일을 겪으며 고착화된 베이커리 시장에서 경쟁자는 자꾸 늘어나고, 점유율은 늘지 않고.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베이커리 시장은 기업입장에서 비전이 안보인다 판단한 것이다.
이걸 이미 알고 있었던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는
2000년대 이후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었다.
국내는 답없으니 해외를 뚫어보자 마인드.
초반엔 뚜레쥬르의 공격적인 중국 진출로 앞섰지만
이후 파리바게트의 더더욱 강력한 중국 시장 진출로
현재는 파리바게트가 역전한 상태.
미국으로 진출한 뚜레쥬르는 14년만에 흑자로 전환성공했다고 하고
인도네시아쪽에서도 괜찮은 매출을 내고 있다고 하나
베트남이나 중국 등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19년 7월 베이징, 상하이, 저장 등 3개 법인이 지분 72%를 중국 사모펀드에 넘겼다.
이때 합작사를 설립하고 뚜레쥬르 매각안한다.
중국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는 것일뿐 이라고 발표를 했으나.
CJ가 이미 계획을 하고 있었는듯.
CJ같은 기업은 지금까지 뚜레쥬르가 그래도 멱살잡고 끌고 갈만한.
매출은 그래도 뽑아내주는 브랜드였지만
늘어나는 경쟁자, 정체된 시장.
해외에선 생각만큼 크지 않은 수익.
그나마 제값받을 수 있는 현시점에 매각해버리는게 맞다 판단한 듯.
2019년 CJ는 투썸플레이스를 2대 주주 홍콩 사모펀드 앵커에쿼티 파트너스에 지분 45%를 25억에 넘기고
남은 지분 15%를 710억에 넘겼다.
사실 투썸플레이스는 19년 매출 3312억 영업이익 357억으로 18년 대비 증가율이 20%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는 꽤 잘 성장하고 있는 회사였는데 그런 투썸플레이스를 CJ는 매각해버린다.
왜?????
CJ푸드빌의 고질병때문이다.
CJ 내 외식사업부를 맡고 있는 CJ푸드빌은 만성적인 적자가 고질병이다.
해외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에 투자는 하고 있음으로 적자가 계속 발생.
CJ푸드빌은 이대로 안되겠다. 판단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그중 하나가 투썸플레이스 매각인 것이다.
인천공항에서도 빼고,
CJ푸드빌 브랜드 중국 내 매장 일부 철수.
2018년 빕스 매장 20곳, 계절밥상 매장 25곳 폐점
등등 여러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벌이나
CJ푸드빌이 살아나기엔 시원찮았다.
그런데 ....
코로나가 터지고 포스트 코로나.
모든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뒤집힌다.
CJ푸드빌이 뭐 좀 해보려고 하니
코로나19라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터진다.
외출을 통해 외식하는 사업은 최악의 침체상황.
세상은 배달앱, 구독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즐기는 외식으로 급속도로 전환된다.
물론 외식 사업은 끝나는게 아니다.
코로나 백신이 나오면서 점차 어떻게 정리되냐에 따라
다시금 사람들은 밖으로 나와 소비를 하기 시작할 것이다.
허나 장기화로 이어지며 CJ는 IMF처럼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IMF처럼 버텨내면 결국 다시금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지만.
CJ같은 기업입장에선 굳이 이걸 감당하기보다 정리해버리는게 편하다 판단.
이렇게 버티면 어떻게 또 살아날 것 같은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매물로 나오는데
이걸 미국이나 중국 사모펀드들이 주워담고 있는 현시점이다.
CJ푸드빌 지난해 매출액 8903억원 중 약 48% 4003억을 뚜레쥬르가 가져다 줬다.
근데 그런 뚜레쥬르를 매각한다?
이건 CJ가 외식사업을 차차 철수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제값으로 매각할 수 있을때 처분.
CJ가 그나마 CJ푸드빌을 먹여살려주고 있던 뚜레쥬 매각하고 만든 돈은?
어디다 투자하나?
이건 뻔하다.
돈 잘벌어다 주는 사업에 재원으로 활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새로운 신사업에 투자할 시드를 마련하는 것이다.
TV에 연예인들 집보면 온통 비비고 제품, 햇반 등이 나온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 이용하는 제품도 비비고.
제일제당은 현재 역대급 실적을 뽑아내며 연이어 히트를 치고 있다.
뚜레쥬르 매각, 투썸플레이스 매각 하고 절감해서 마련한 돈으로
냉동간편식품 시장을 공격적으로 노리고 있는 CJ제일제당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 CJ는 냉동간편식품 미국 시장으로 진출을 선언했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집에서 간편하게 이용하는 식품과
OTT 온라인 컨텐츠라고 판단한 CJ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실행하고 있다.
CJ E&M과 JTBC가 손잡고 OTT로 나아가겠다 선언한건 이미 유명하다.
OTT는 참고로 넷플릭스나 Wavve, HBO 등과 같이 온라인으로 드라마같은 컨텐츠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CJ입장에선 비전있지만 제값받을때 처리하자 싶은 뚜레쥬르지만
뚜레쥬르 가맹점 점주들은 그게 쉽지않다.
CJ의 결정에 격렬한 반발을 하는중.
매출 잘 내고 있는데 CJ푸드빌 너네가 제대로 다른 브랜드 관리 못해서 발생한 손실을
왜 우리를 팔아넘겨서 손실을 매꿀려고 하냐. 이거다.
이미 시위하고 있고 언론에 기사는 간간히 나오는 중.
코로나가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뭔가 불확실한 현 시점.
하필 지금 뚜레쥬르 매각이 맞는 타이밍이냐. 여기에도 많은 궁금증을 표하고 있다.
IMF 시절처럼 이번 코로나도 제대로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면 결국 버텨낼 수 있는데.
아직 그게 언제인지 불확실.
이런 애매한 상황에 누가 1등도 아닌 2등기업에 제값주며 사려고 할까.
CJ가 생각하는 뚜레쥬르 매각가와 시장에서 평가되는 가격은 1000억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은 글
'Stock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슬라 배터리데이 란? 내용 정리 및 주가 (0) | 2020.09.27 |
---|---|
신풍제약주가 폭락? 현상황 정리 (0) | 2020.09.24 |
현대자동차 앱티브 합작법인 자율주행 모셔널 출범(자율주행 관련주) (0) | 2020.08.13 |
현대 전기차 NE 라인 독자 브랜드 런칭 (0) | 2020.08.13 |
엔비디아 ARM 인수하나? 주가 상승? 주가 폭락? (0) | 2020.08.03 |
댓글